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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나만의 확률값 — AI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
slug: my-probability
date: 2025-12-30T13:14
kind: 에세이
summary: 언어모델의 본질은 확률 분포다. 일반 모델은 인터넷 전체의 평균을 반영하고, 나의 모델은 나의 기록이 만든 확률을 반영한다. PKM은 메모 저장소가 아니라 나만의 확률값을 훈련시키는 데이터셋이다.
updated: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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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확률값 - AI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images/my-probability/hero-my-probability.png)

## 같은 단어, 다른 세계

"지식관리"라고 검색해보라.

일반적인 AI에게 물으면 90년대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 드러커와 노나카의 이론, 암묵지와 형식지 이야기가 줄줄이 나온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식관리"를 검색하면 그런 논문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컨텍스트를 먹인 AI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옵시디언이 나온다. Claude Code가 나온다. 마크다운과 제텔카스텐이 나온다. 빌 에반스와 리처드 파인만이 나온다.

왜 그럴까? 언어모델의 본질은 "확률 분포"이기 때문이다. "지식관리" 다음에 어떤 단어가 올 확률이 높은지, 그 확률의 가중치가 모델의 성격을 결정한다. 일반 모델은 인터넷 전체의 평균적 확률을 반영하고, 나의 모델은 나의 기록이 만든 확률을 반영한다.

이것이 바로 **나만의 확률값**이다.

## 레고 블록으로 쌓아올린 세계관

우리는 모두 고유한 확률 분포를 가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재즈 아티스트들, 자주 인용하는 작가들, 반복해서 떠올리는 생각들. 이런 것들이 취향과 관점이라는 이름으로 축적되어 나만의 레고 블록이 된다. 빌 에반스의 즉흥연주, 리처드 파인만의 설명 방식, 니클라스 루만의 제텔카스텐—이런 블록들이 쌓여 구요한이라는 사람의 사고 체계가 만들어진다.

문제는 이 블록들이 머릿속에만 있으면 AI가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무리 뛰어난 GPT라도 내 머릿속의 연결고리를 알 방법이 없다. "차돌짬뽕"이 침착맨 채널의 철면수심을 의미한다는 것을, 일반 AI는 영원히 모른다.

그래서 기록이 필요하다. 마크다운이 필요하다. 옵시디언이 필요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맥락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개념들을 어떻게 연결했는지—이 모든 것이 텍스트로 남아있어야 AI가 학습할 수 있다. 성문화되지 않은 나만의 지식은 AI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 인풋이 곧 아웃풋이다

최근 나의 워크플로우는 이렇다:

1. **STT로 생각 쏟기**: 걷거나 운전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음성으로 기록한다. 완성된 문장이 아니어도 된다. 날것의 사고 흐름 그대로.

2. **내 글에 가중치 스코어링**: 축적된 기록 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 자주 연결되는 아이디어들을 파악한다. 이것이 나의 확률 분포를 드러낸다.

3. **Claude Code 스킬로 문체 반영**: 내가 발행한 글들을 학습시켜, 비슷한 톤과 구조로 새로운 글을 생성한다. AI가 나의 글쓰기 패턴을 모방하되, 나의 사고 체계를 기반으로.

핵심은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첫 번째 단계다. STT로 쏟아내는 생각의 질과 양이 최종 아웃풋의 품질을 결정한다. 아무리 정교한 AI 도구를 써도, 인풋이 빈약하면 아웃풋도 빈약하다.

## 어제의 기록이 오늘의 답을 바꾼다

이 차이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강의안을 준비할 때마다 확인하는 일이다.

컨텍스트 없이 "지식관리 강의안을 짜달라"고 하면, AI는 교과서를 내놓는다. 암묵지와 형식지, SECI 모델, 어느 학교에서 가르쳐도 무방한 목차. 틀린 곳이 없고, 그래서 쓸 곳도 없다.

같은 요청을 내 볼트와 연결된 AI에게 던지면 전혀 다른 것이 온다. 차돌짬뽕 예시로 문을 열고, 도메인 어휘의 컨텍스트 덤핑으로 중반을 끌고 가고, 내가 지난달에 만든 프레임워크로 마무리하는 목차. 내 확률값으로 짠 강의안이다. 나는 처음부터 쓰는 대신, 고르고 다듬는 사람이 된다.

인터넷 평균의 답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내 기록이 만든 답만이 내 것이다.

## 일반 LLM vs 나의 LLM

이것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
일반 LLM:  "지식관리" → P(지식경영) = 0.7, P(Obsidian) = 0.1
나의 LLM:  "지식관리" → P(Obsidian) = 0.8, P(Claude Code) = 0.6
```

일반 모델에서 Obsidian이 나올 확률은 10%에 불과하지만, 나의 컨텍스트가 반영된 모델에서는 80%로 뛴다. 이 확률의 차이가 곧 **개인화**다.

그리고 이 개인화가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누구나 같은 ChatGPT를 쓸 수 있지만, 모든 ChatGPT가 같은 답을 내놓지는 않는다. 나의 기록을 먹인 AI는 나처럼 사고하기 시작한다.

## PKM은 AI 훈련 데이터셋이다

결국 Personal Knowledge Management의 본질이 여기서 드러난다.

PKM은 단순한 메모 저장소가 아니다. 나만의 확률값을 훈련시키는 **데이터셋**이다. 매일 기록하는 글 한 줄, 연결하는 링크 하나가 나의 AI를 조금씩 나답게 만든다.

사피어-워프 가설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면, 우리가 기록하는 텍스트가 AI의 사고를 규정한다. 마크다운의 `[[위키링크]]`로 연결한 개념들이 AI에게는 뉴런의 시냅스처럼 작동한다.

그래서 나는 묻는다.

당신의 AI는 당신처럼 사고하는가? 당신만의 확률값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인터넷 평균의 확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가?

기록하라. 연결하라. 그것이 당신만의 확률값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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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읽을거리

- 📚 Sönke Ahrens, 《How to Take Smart Notes》 — 제텔카스텐과 지식 축적의 원리
- 📚 로버트·미셸 루트번스타인, 《생각의 탄생》 — 창의적 사고와 연결의 힘
- 📄 《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 — Transformer 아키텍처와 확률 분포의 이해
- 🎬 TED Talk: Patricia Kuhl, "The linguistic genius of babies" — 언어 학습과 확률 분포
- 🛠️ Claude Code + Custom Skills — 개인화된 AI 워크플로우 구축
